과학의 배꼽
세상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 그럼 과학은 언제 누구에 의해 시작되었을까? 어린이들이 가질만한 궁금증을 인물중심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시작된다. 과학 이전에는 신화가 있었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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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란 개념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이책의 표지에 있는 "공부가 처음 생겨난 이야기"라는 문장으로 이책의 배경이 압축될 수 있다. 바로, 종교와 신화가 가득했던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때 어린아이가 보는 책 정도로 낮은 수준으로 생각했다. 물론, 큼직한 그림삽화와 매우 친근한 구어체로 쓰여진 책인 점에서 분명 어린애들을 타겟팅으로 한 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동안 몰랐던 내용에 놀랍고 또 놀랍다.내 개인적으로는 '반전'이 있었기에 가히 소장가치가 있다고 말하겠다.
(소개되는 모든 책이 소장가치가 있기도 하지만^^)
그리스 시대의 철학자 중 특히, 자연을 관찰하고 이해하려고 했던 사람들에 대한 내용이다. 터무니 없는 상상력에 근거하지만, 그래도 그 당시 종교와 신화가 진리로 받아들여지던 시대상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과학스럽다'고 볼 수 있다(물론, 대부분이 증명과 실험 부분이 빠져있는 사고에 의한 것이므로 과학이라 보기는 어렵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당시 시대에 비하면 대단하고 담대한 주장을 한다.
코페르니쿠스 보다 1500년 먼저 태어난 아리스타르코스는 지동설을 주장하고, 아낙사고라스는 달이 거대한 돌덩이이며 빛을 반사할 뿐이라는 것을 주장했다고 한다. 거기다, 우주에 나가지 않은 아낙시만드로스는 지구가 허공에 떠있다는 것과 인간의 조상은 물고기였다를 주장하며, 특히 빅뱅이론과 비슷하게 우주가 태초에 불덩이로부터 폭발하면서 흩어져 생겨났다고도 한다.
물론, 약간의 상상력과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며 추론한 것이지만, 그래도 당시 시대상을 고려하면 상당히 놀랍다. 나는 살면서 단 한번도 지구가 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다. 과학책으로 배웠고 나사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기에 그렇다고 머리속으로 생각할 뿐이다. 내가 그리스 시대에 태어났다면 지구가 둥글다것 조차 주장하기 어려울 것 같다.
우리는 철학자들의 이런 점들을 과학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객관적인 증명보다 추론과 사고실험, 논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위대한 점이 있다.
바로, 과학의 필수요건인 "관찰"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관찰하고 기록하고 분류하였다. 물론, '자연은 완전하게 되는 것이 목적이며, 인간이 가장 고등하다'는 잘못된 결론으로 정리하지만, 그래도 그 이전 시대에 비한다면 상당히 과학스럽게 접근하였다는 점이다.
이 책을 여러번 읽으면서 깨닭은게 있다. 이 책의 배경은 종교와 신화가 정설로 받아지던 세상인데 점차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로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그들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의심'한다는 것이다.
당시 사람들은 태양과 달이 신이라고 했지만, 자기눈에 보기엔 그렇지 않아서 믿지 않은 탈레스와 아낙사고라스.
탈레스는 만물이 물이라 했지만, 그럼 물은 어디에서 온것인가 하고 스승의 가르침을 의심했던 그 제자 아낙시만드로스.
당대 최고의 현자라 사람들에게 불렸지만, 정작 스스로는 무엇이든 질문을 하며 진리를 찾고자 했던 소크라테스.
머리속 이상세계가 진리라는 스승 플라톤의 가르침에 의문을 가지며 자연에서 진리를 찾고자 했던 아리스토텔레스.
지구가 평평하다는 당시의 상식에 의문을 품으며 지구가 구형이라는 전제로 지구의 크기까지 측정했던 에라토스테네스.
당시의 상식과 반대로 태양은 고정되어 있고 지구가 그 주위를 돌며 스스로도 돈다고 주장한 아리스타르코스.
이처럼, 기존의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어쩌면 용기가 필요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동양은 상하관계와 예절을 중시하는 풍습이 있어 무언가 질문하는 것이 부정적이고 반항적인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EBS에서 했던 실험에서도 대학강의시간에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을 보고 주변 학생의 반응은 싸늘했다. 수업을 방해하고, 교수님의 가르침에 반기를 들고, 다른 사람의 시간을 빼앗는 것이고, 얌전한 학생 집단에서 튀는 행동에 불과하기 때문에 좋지 않게 보는 것이다.
언젠가 다른 프로에서 본 건 미국의 대학생은 교수와 토론을 했었다. 그 교수와 토론하는 학생은 앞자리에서 모자를 쓴채로 두 다리를 쭉펴 앞에 걸친 자세였다. 그 교수는 지식에는 상하고 예의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자신도 대학생때 교수에게 그렇게 했었다고 하는 답변에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질문이 많다는 건 그만큼 관심과 생각이 많다는 것이다. 반대로 질문이 없다는 건 관심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사람을 않좋게 보지만 실은 질문은 매우 긍정적이고 용기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질문을 권장하자.
잠깐 이야기가 다른 걸로 빠졌다. 다시 이 책으로 돌아오면, 우선 과학을 정의해보자. 영국의 유명한 과학철학자 칼포퍼는 과학을 이렇게 정의한다.
'반증이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과학은 역전의 역사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믿는 것이 후대에서는 틀린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빛의 속도는 불변이라던지, 측정의 한계인 불확정성의 원리라던지, 빅뱅이론같이 당연하게 믿는 것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의심많고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에게 '넌 과학자가 될 자질이 충분하다'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듯 하다. 이는 어린이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어른이 읽더라도 그 자녀의 교육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는가, 나비효과와 같이 이 책으로 인해 인류역사에 엄청난 과학발전을 한 한국인이 탄생될지.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븐호킹, 닐스보어같이 현대과학자를 많이 접한 사람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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